
보통 누구를, 무엇을 좋아한다는 것은 행복하기 위해서..이지 않나? 하지만 야구 시즌이 시작되면 일주일의 반 이상은 화를 내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오죽하면 "야구 팬들이 매일 화나는 이유"라는 과학적인 근거가 뒷받침 된 글들이 떠돌아 다닐 지경.
2022년은 야구를 좋아한 이후 가장 절망적인 시즌이어서 이제 진짜 그만 본다는 심정으로 관심을 끊..은 줄 알았지만 스토브리그가 시작되면 다시 리셋. 희망에 부풀어 프로야구 개막 일정을 체크하고 있었다. 그렇게 다시 돌아온 야구판에서 여전히 나는 일주일의 반은 화를 내며 야구를 보고 있다. (그래도 5할 승률을 유지하고 있는 팀을 응원하고 있는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하는 것인가..)
7~8월을 넘어가면서 우리 팀이 가을에 야구를 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윤곽이 잡히는데, 올해는 진짜 모르겠다. 상중하위권 모든 부분에서 어느 한 팀 마음 놓을 수 없는 상황이 계속 벌어지고 있는 순위 싸움이 계속 되면서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온 팀 말고는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계속해서 통계, 확률을 따져야하는 상황. (통계, 확률, 경우의 수를 학교 다닐 때 이만큼 열심히 했으면 수학박사님도 될 수 있었......)
이렇게 끊임없이 경우의 수를 따지며 가을 야구에 대한 희망 회로를 계속 돌려야 하는 2023년. 올해는 그래도 7월 이후엔 야구는 커녕 스포츠 뉴스 근처에도 가지 못했던 2022년보다는 행복하다고 해야하는 것일까? 하지만 이렇게 치열한 순위싸움이 계속 될 수록 한 경기 한 경기 진심으로 화를 내게 된다. 이기는 경기는 왜 쉽게 이길 수 있는 길을 두고 이렇게 어렵기 이겨야하는지 화가 나고, 지는 경기의 끝은 '이게 무슨 프로야구냐!!'라는 말로 중계 화면을 닫아버리는 결말. 차라리 포기하면 마음이라도 편하게 다른 팀 고춧가루 뿌리는 거나 구경하며 즐기기라도 할텐데.. 이건 뭐 진짜 희망고문이 따로 없다.
그래도 시간은 흘러 가을이 지나 야구 시즌이 끝이나면 나는 또 매년 반복되는 바보같은 다짐을 한다. 내년부터는 야구를 끊는다 내가. 야구의 '야'자도 돌아보지 않겠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을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올해 결말이 해피엔딩이건 앵그리엔딩이건 나는 또 스토브리그를 기웃거리며 봄이 오기를, 프로야구 개막일자를 헤아리고 있겠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역전에 역전을 반복하는 막장 고구마 경기를 보며, 중계를 껐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켰다가를 반복하고 있는 바보같은 내 모습..)

출처 : 익뚜의 야스